퍼블릭 골프장이 대세다.

퍼블릭 골프장이 대세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서천범

국내 골프장산업이 하강기에 진입하면서 골프장들이 비상이 걸렸다. 특히 회원을 모집해 회원중심으로 운영하는 회원제 골프장들은 골프회원권 가격 폭락과 입회금 반환 사태 및 골프장 이용객수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는 퍼블릭(대중)골프장들은 저렴한 그린피(입장료) 덕분에 그래도 여유가 있다. 앞으로는 회원권 없이도 값싸게 칠 수 있는 퍼블릭 골프장이 대세라고 생각한다.

퍼블릭 골프장으로 운영하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퍼블릭 골프장들은 회원제보다 稅制상 혜택이 크다. 퍼블릭 골프장들은 세금을 일반세율로 납부하지만 회원제 골프장들은 체육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에 의해 사치성 재산으로 지방세가 중과된 이래 현재까지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일반세율의 5배에서 17배까지 중과되고 있다. 지난해 18홀 회원제 골프장들이 낸 평균 지방세는 1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7.5%를 차지했지만 퍼블릭은 회원제의 1/5인 4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회원제의 그린피에는 개별소비세(21,120원)와 체육진흥기금(약 3,000원)이 붙는다. 이 때문에 퍼블릭 골프장의 그린피는 회원제보다 4만~5만원 정도 싸다.

두 번째, 퍼블릭 골프장들은 골치아픈 會員이 없다. 퍼블릭 골프장들은 일반세율을 적용하는 혜택을 주는 대신에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도록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들은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분양대금을 공사대금이나 땅값으로 지불하면서 적은 투자비를 들여 개발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회원권 가격 폭락으로 회원권 분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했고 이미 회원권을 분양한 골프장들은 입회금 반환에 직면하면서 회사의 존폐기로에 서 있다. 반면 퍼블릭 골프장들은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회원제보다 많지만 회원권을 분양하지 않아 입회금 반환 사태에 자유롭다.

끝으로, 퍼블릭 골프장들의 運營收益이 회원제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보면, 회원제 골프장들은 평균 11.8%, 퍼블릭 골프장들은 평균 34.7%로 회원제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현재의 세율이 유지될 경우, 회원제·퍼블릭 골프장들의 영업이익률 차이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이 때문에 경영난에 직면한 회원제 골프장들은 개별소비세를 폐지해 달라는 27만 6천명의 서명을 지난 9월 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퍼블릭 골프장이 대세를 형성하면서 퍼블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회금 반환 사태에 직면한 회원제 골프장들은 새로운 회원모집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세미 퍼블릭(semi public)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겉으로는 회원제로 유지되지만 실제로는 회원혜택이 크게 줄어들고 비회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얘기다. 특히 입회금을 반환해 주어야 하는 일부 자금력있는 회원제 골프장들은 입회금을 전액 반환해주면서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인허가를 완료했거나 공사중인 골프장중 회원제 대 퍼블릭의 비중이 43 : 57이지만 이들 회원제의 대부분이 퍼블릭으로 전환할 것이다. 당장은 회원권 분양 어려움 등으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회원제로 개장해 운영한다고 해도 세금을 내기도 어려워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은 입회금을 반환해주면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곳이 몇군데 있다. 전남 영암에 있는 아크로CC는 2007년말 18홀 회원제의 입회금을 전액 반환해주면서 퍼블릭 27홀로 전환했다. 또 전북 고창의 선운산CC는 개장전인 2007년말 18홀 회원제를 퍼블릭으로 전환했고 횡성 벨라스톤CC도 개장전인 2010년에 18홀을 퍼블릭으로 전환했다.

한편 미국은 전체 17,000개 골프장중 약 70% 정도가 퍼블릭으로 운영되고 있고 일본은 회원제 골프장 비중이 전체의 70% 정도이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세미 퍼블릭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퍼블릭 골프장이 많아지면 골프에 대한 사치성 시비가 사라지면서 골프대중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