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업계의 현안들
국내 골프장업계가 어수선하다. 그동안 내재되어 있던 회원제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원제 골프장의 ‘핵폭탄’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 조세특례제한법이 2008년 10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지방 회원제와 퍼블릭 골프장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면,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들은 골퍼들을 지방에 빼앗기면서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지방 퍼블릭 골프장들도 그동안의 가격쟁력이 거의 사라지면서 경영에 빨간불이 커졌다. 특히 올해는 1~2월에 폭설과 한파 등으로 이용객수가 크게 줄어들고 신규 골프장수가 57개소에 달하면서 한 골프장당 이용객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골프장수가 매년 급증하고 골프회원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주 및 영남권 회원제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원제 골프장의 ‘핵폭탄’으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 입회금 반환 청구가 예정되어 있는 골프장수는 21개소이고 입회금 반환 규모는 1조 44억원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분양한 골프장들의 입회금 반환금 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제주권이 39.1%로 가장 높고 다음이 영남권 32.8%로 나타나, 제주 및 영남권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청구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더욱 심각하다. 입회금 반환이 도래하는 골프장수가 39개소, 입회금 반환금액은 2조 9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프회원권을 분양할 때 받았던 ‘입회보증금’은 약 5년의 거치기간이 지난 후 회원이 반환 청구를 하면 되돌려줘야 하는 ‘장기 부채’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회원제 골프장 업체들은 입회금을 공사대금, 땅값 등에 지불했기 때문에 반환자금이 거의 없다. 만약 골프장 업체가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하면, 골프장업체가 부도가 나게 되고 골프회원권값은 폭락하게 되며, 입회금도 일부밖에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이미 골프장 회원이 제주도내 A골프장을 상대로 ‘입회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또 경남에 있는 B골프장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입회금을 상환하기 위해서 회원들에게 ① 입회금 분할지급, ② 15년 분할 지급, ③ 전액 일시불 지급 등 세가지 안 중에서 선택,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전액 일시불 지급은 3순위로 밀려 입회금 반환문제를 둘러싸고 회원과 골프장간의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골프회원권 가격 상승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입회금 반환 문제가 회원제 골프장들을 두고두고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회원모집을 할 수 없는 퍼블릭 골프장들은 느긋하다. 입회금제도는 태생적으로 잘못된 제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정부가 나설 입장도 아니다. 따라서 입회금 반환이 들어오면 회원제 골프장업체는 입회금을 상환하던지, 아니면 부도를 내던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입회금을 상환할 수 있는 골프장업체가 몇군데나 될지 걱정된다.
다음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에 따른 문제이다. 시행전까지 지방 퍼블릭 골프장들의 그린피는 회원제 그것보다 4만~5만원 정도 싸 가격경쟁력이 있었지만 시행후에는 1만 5천원 정도로 좁혀졌다. 이 때문에 2008년까지 회원제를 상회했던 퍼블릭 골프장의 홀당 이용객수가 지난해에는 3,870명으로 회원제의 3,940명을 밑돌았다. 특히 9홀 퍼블릭 골프장들은 더욱 심각하다. 9홀 골프장은 그린피가 싸고 회원권 없이도 예약만으로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골퍼들이 즐겨 찾았지만, 지난해부터는 18홀도 값싸게 쉽게 예약할 수 있어 코스를 두번이나 도는 9홀을 기피하게 된다. 앞으로는 신규골프인구가 더욱 줄어들면서 서울 등 대도시 인근의 9홀 골프장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들도 지방에 골퍼들을 빼앗기면서 부킹의 번잡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홀당 이용객수’가 지난해 3,861명으로 2008년보다 3.3%나 감소했다. 반면 지방 회원제 골프장들의 홀당 이용객수는 조세특례제한법 덕택에 모두 증가했는데, 특히 전북지역 골프장들은 2008년보다 13.3% 증가해 증가폭이 가장 컸고 대구.경북지역 골프장들도 12.1% 증가했다. 이 때문에 조세특례제한법의 연장 및 수도권 시행 여부에 골프장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쨌든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만 적용하지 않는 것은 지역차별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간에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1년 12달중 겨울철 날씨는 연간 이용객수 및 경영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1~2월의 난동 덕택에 영업일수가 늘어나면서 이용객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올해는 폭설과 한파 등으로 이용객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연간 이용객수를 많이 끌어내릴 것으로 우려된다. 예컨대 지난해 2월의 강원도 골프장 이용객수는 2008년 2월보다 무려 2배나 급증했지만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신규 골프장수가 최근에 가장 많은 57개소에 달하면서 한 골프장당 이용객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골프장의 경우에도 겨울철 날씨가 연간 이용객수의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골프장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입회금 반환청구에 대비해 긴축경영을 하면서 자금을 축적하는 길이 지속경영을 위한 지름길일 것이다. 또 조세특례제한법이 시행되면서 골프장업계의 가장 오래된 중과세율이 인하되었다는 점에서 수도권 골프장까지 확대시키도록 업계가 힘을 모을 때이다. 이래저래 골프장 사업주들은 속이 타들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글 : 한국레저산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