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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골프]리듬 실은‘고들개’의 힘
2011. 4. 2. 11:20
[이데일리 김진영 칼럼니스트] 고들개. 고개 들면 개다.
골퍼들이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모든 미스 샷의 근본은 헤드 업, 즉 고개를 드는데 있다는 발상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내가, 이번에도 고개를 들면 아주 개xx다 하며 씩씩거리는 느낌이 묻어나는 그런 말.
누구는 이 말을 골프화 발등 부분에 적어놓고 어드레스 할 때마다 되새긴다고도 했다. ‘고들개’라고 다 알아보게 쓰는 것은 좀 남우세스러워서 ‘ㄱㄷㄱ’라고 첫 자음만 적어 놓은 사람도 있다던데, 암튼 주문처럼 외우고 또 외워도 시원찮은 말인 모양이다.
한때 미국LPGA를 평정하며 골프 여제라고 불렸던 아니카 소렌스탐이라는 스웨덴 골퍼는 번쩍 번쩍 임팩트 하기도 전에 고개를 드는 것 같았는데도 잘만 공을 치던데 무슨 소리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다들 인정하다시피 그 소렌스탐은 그녀만의 기가 막힌 리듬과 타이밍으로 임팩트 순간 헤드의 스위트 스포트가 볼과 정확하게 도킹하도록 클럽을 휘둘러댔다.
우리에게는 고개를 약간 드는 듯 보여도 헤드와 볼의 정확한 만남을 성사시킬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 고개를 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작은 동작에 줄줄이 엮어져 나오는 몸의 움직임이라는 큰 뿌리에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들면 몸이 따라 들리게 된다. 몸이 들리면서 앞으로 쏠리기도 한다. 몸이 들리면 클럽 날이 공을 사정없이 때리니까 톱핑이 나고 몸이 앞쪽으로 쏠리면 클럽 헤드 힐 쪽에 공이 맞으니까 생크가 난다. 퍼팅할 때 고개가 들리면 헤드가 열리기 십상이고 당연히 공은 홀 오른쪽으로 비껴 달아나고 만다.
줄기를 잡아 당기면 줄줄이 딸려 나오는 감자나 고구마처럼 헤드 업을 앞세워 다양한 실수가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걸 누가 모르겠냐는 것이다.
헤드 업 하면 안 된다는 것은 골프채 잡는 처음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이 너나없이 해준 말이기 때문에 다들 너무나 잘 안다. 다만 샷 하는 그 순간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뿐.
김 부장이 딱 그랬다. 골프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락커에 짐을 넣고 티잉 그라운드로 나오면서 계속 오늘은 절대 헤드업 하지 말자고 중얼중얼 혼자 다짐을 하고 또 하지만 필드에만 딱 들어서면 어느 순간 완전히 잊고 말았다. 실수가 잦아지면 더욱 조급해지고 그래서 더욱 헤드업 하지 말자는 다짐은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잊지 않으려고 고들개를 주문처럼 외워도 소용이 없었다. 고들개, 고들개, 고들개… 그렇게 외우고도 번쩍 들리는 몸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고들개를 빠르게 외우는 게 스윙 리듬을 재촉한다는 걸 깨달았던 게 지난주 라운드 때였다. 주문이 긴장을 불렀고 긴장은 오히려 헤드업을 부추겼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러다가 또 어느 순간, 내 리듬, 템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고들개’에 리듬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고들~~개. 고들에 천천히 백 스윙을 했다가 개에 힘을 실어 다운스윙을 하는 것이었다. 하나, 둘~~셋의 리듬감에 헤드업 하지 말자는 다짐을 얹어 낸 것이었는데 이게 효과가 있었다.
리듬 실은 ‘고들개’ 이후 김 부장의 라운드는 한층 차분해졌고 실수가 훨씬 줄었다. 실수가 줄어 마음이 안정되니 더욱 샷이 좋아졌다. 그래서 그날 김부장은 또 깨달았다. 리듬 실은 고들개 주문의 강력함을 말이다.
골퍼들이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모든 미스 샷의 근본은 헤드 업, 즉 고개를 드는데 있다는 발상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내가, 이번에도 고개를 들면 아주 개xx다 하며 씩씩거리는 느낌이 묻어나는 그런 말.
누구는 이 말을 골프화 발등 부분에 적어놓고 어드레스 할 때마다 되새긴다고도 했다. ‘고들개’라고 다 알아보게 쓰는 것은 좀 남우세스러워서 ‘ㄱㄷㄱ’라고 첫 자음만 적어 놓은 사람도 있다던데, 암튼 주문처럼 외우고 또 외워도 시원찮은 말인 모양이다.
한때 미국LPGA를 평정하며 골프 여제라고 불렸던 아니카 소렌스탐이라는 스웨덴 골퍼는 번쩍 번쩍 임팩트 하기도 전에 고개를 드는 것 같았는데도 잘만 공을 치던데 무슨 소리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다들 인정하다시피 그 소렌스탐은 그녀만의 기가 막힌 리듬과 타이밍으로 임팩트 순간 헤드의 스위트 스포트가 볼과 정확하게 도킹하도록 클럽을 휘둘러댔다.
우리에게는 고개를 약간 드는 듯 보여도 헤드와 볼의 정확한 만남을 성사시킬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실 고개를 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작은 동작에 줄줄이 엮어져 나오는 몸의 움직임이라는 큰 뿌리에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들면 몸이 따라 들리게 된다. 몸이 들리면서 앞으로 쏠리기도 한다. 몸이 들리면 클럽 날이 공을 사정없이 때리니까 톱핑이 나고 몸이 앞쪽으로 쏠리면 클럽 헤드 힐 쪽에 공이 맞으니까 생크가 난다. 퍼팅할 때 고개가 들리면 헤드가 열리기 십상이고 당연히 공은 홀 오른쪽으로 비껴 달아나고 만다.
줄기를 잡아 당기면 줄줄이 딸려 나오는 감자나 고구마처럼 헤드 업을 앞세워 다양한 실수가 줄줄이 사탕으로 끌려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걸 누가 모르겠냐는 것이다.
헤드 업 하면 안 된다는 것은 골프채 잡는 처음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이 너나없이 해준 말이기 때문에 다들 너무나 잘 안다. 다만 샷 하는 그 순간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뿐.
김 부장이 딱 그랬다. 골프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락커에 짐을 넣고 티잉 그라운드로 나오면서 계속 오늘은 절대 헤드업 하지 말자고 중얼중얼 혼자 다짐을 하고 또 하지만 필드에만 딱 들어서면 어느 순간 완전히 잊고 말았다. 실수가 잦아지면 더욱 조급해지고 그래서 더욱 헤드업 하지 말자는 다짐은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잊지 않으려고 고들개를 주문처럼 외워도 소용이 없었다. 고들개, 고들개, 고들개… 그렇게 외우고도 번쩍 들리는 몸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고들개를 빠르게 외우는 게 스윙 리듬을 재촉한다는 걸 깨달았던 게 지난주 라운드 때였다. 주문이 긴장을 불렀고 긴장은 오히려 헤드업을 부추겼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러다가 또 어느 순간, 내 리듬, 템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고들개’에 리듬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고들~~개. 고들에 천천히 백 스윙을 했다가 개에 힘을 실어 다운스윙을 하는 것이었다. 하나, 둘~~셋의 리듬감에 헤드업 하지 말자는 다짐을 얹어 낸 것이었는데 이게 효과가 있었다.
리듬 실은 ‘고들개’ 이후 김 부장의 라운드는 한층 차분해졌고 실수가 훨씬 줄었다. 실수가 줄어 마음이 안정되니 더욱 샷이 좋아졌다. 그래서 그날 김부장은 또 깨달았다. 리듬 실은 고들개 주문의 강력함을 말이다.